2024.11.05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목차
1장 어린 새
2장 검은 숨
3장 일곱개의 뺨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
6장 꽃 핀 쪽으로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현재 책이 없어서 구매를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 그래도 내가 신청한 책은 금방왔다.
그리고 책 표지에 벌써(!)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네. ㅎㅎ
내가 받은 책은 157쇄였다. 한강 작가의 인기를 멀리서나마 실감하는 중.
책을 읽어보니까, 확실히 한강작가의 천재성 그리고 사회에 대한 관심과 표현력이 남다르다는게 느껴졌다.
다른 책에도 관심이 가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 운동에 관한 이야기였다.
먼저 중학교 3학년인 '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죽어서 실려온 시민들의 시체를 관리하는 중이다.
처음에 책을 읽는데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는 시작이 너무 이상해서 여러번 읽었다.
표현은 '너'인데 행위는 내가 한 것처럼 쓴 구절이 너무 이상했다.
1장의 주인공인 '너'는 말하고, 생각하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카스테라를 먹는다.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강합니다.
2장은 혼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또 이상하게 혼은 '나'이다.
육체가 있는 친구는 '너'고 혼은 '나'라니.
혼은 대화 하는 법을 몰라 썩어가는 육체 곁에 혼자 있다가 어디론가 떠난다.
그리고 등장한 출판사 직원 은숙은 평소와 같이 출판 업무를 했다는 이유로(내용의 검열을 받아) 경찰에게 뺨을 7대나 맞는다. 은숙은 1장의 '너'와 함께 상무관에서 시체를 관리하던 사람이다.
상무관에서 시체를 닦던 '너'(동호)는 4장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죽어버린다. 중학생이라 항복을 하면 살려줄거라는 시민군들의 말을 듣고 그대로 했을뿐이었는데 말이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시민군들은 다 잡혀가 고문을 당하고 죽임 당하거나 죽음을 선택하고 매일의 삶에서 고통을 잊기 위해서만 살고있다.
동호의 어머니는 동호를 잃고 어떻게 매일 보냈는지 모른다. 광주 민주화 사태가 지나고 몇년이 지나서 대통령을 만날수 있다고 간 자리에서 조차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하고 동호를 지키지 못한 마음에 더욱 죄책감을 더한다.
전부 다른 사람의 이야기였지만, 또 하나의 이야기였고.
그 당시의 사건이었지만 30년이 지난(책이 나올 당시는 2014년) 지금도 누구에게는 현재 진행중이다.
시간이 넘나들고 관점이 바뀌고 주인공이 바뀌어도, 전부 하나의 이야기였다.
상황이 너무 잔인하지만, 글이 너무 담담해서 더욱 가슴이 콱 막힌것 같았다.
책은 얇아서 하루만에도 다 읽을 수 있었지만,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3일에 걸쳐서 읽었다.
가족을 혹은 친구를 잃었다는게 어떤 감정인지를 책을 읽으면서 알아갔다.
이 책에서 어떤 경찰(계엄군)은 너무 잔혹해서 살인을 하며 웃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는게 소름끼쳤다. 그럼에도 경찰 중에 애국가를 끝까지 부르지 않던 사람이 있고, 총을 들었던 시민군은 총을 쏘지 않았다. 그리고 한강 작가가 왜 이책을 썼고,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도 소설로 표현돼서 더 괴리감이 있다.
이상하다는 말로밖에 설명할수가 없는 책이다. 한강의 표현력이 이상하고 책이 이상하고, 이 사회가 이상하다.
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지 알것같은 이상함이다. 이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놀랍고, 오랜만에 깊이 있는 책을 읽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 이 순간이 좋았다.